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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휴] 방과휴의 일요일
종일 조회수:50
2019-11-24 16:34:56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입니다. 일요일은 평일과 달리 오후 1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1시 전부터 방과휴 앞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립니다.

휘적룸(춤 연습실)에서 춤 연습을 하기 위해 모인 중1 친구들, 편의점에서 사온 컵라면을 친구와 나눠 먹으려고 가져온 친구들, 끄적룸(공부방)에서 공부를 하는 친구들, 삼삼오홀(매트가 깔려 있는 넓은 마루 공간)에서 저들끼리 아무렇게나 노는 친구들, 바닥극장(온돌 바닥 공간)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친구들. 잠깐 비를 피하려고 들어온 친구들까지. 일요일의 방과휴는 이렇습니다. 짧은 운영 시간을 아쉬어하기라도 하듯 평소보다 더 알차게 공간을 활용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간 안에서 휴식과 놀이를 채워갑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종종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더러는 경이로움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오늘 발견한 경이의 실체는 이렇습니다.

세 명의 4학년 여자 아이들은 짧은 운영 시간 안에서도 놀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정하고 온 모양새입니다. 각자의 작정을 합심이라도 한 듯 이 아이들은 모든 것들을 다 놀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 아이들에겐 셋이 컵라면 하나를 옹기종기 나눠 먹는 일도 놀이고, 그렇게 충전한 에너지로 손에 잡히는 것들을 죄다 장난감으로 만드는 일 자체도 놀이입니다.

그 중 방과휴에 마련된 넓은 천들을 이어 묶고, 그것을 또 기둥에 묶어 누에고치처럼 그 안에 들어가 까르르 웃는 모습에서 무엇이든 다 놀이로 만들고 즐기는 아이들에게 또 한 수 배웠습니다. ‘저런 게 정말 재밌어?’라고 의문하는 사람들에겐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녹음해 들려줄 순 없더라도 어릴 적의 놀이 기억들을 일깨워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들로도 웃고 떠들 수 있던 놀이성으로 가득했던 시기들을요.

이런 놀이의 시간 안에서 아이들은 서로 복 된 웃음과 마음의 이완을 나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시간이 자신들의 영혼을 한 뼘 더 성장시켜주는 필수적인 시간이란 것을 본능적으로 압니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본능은 이미 본능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런 생각 따위 할 겨를도 없이 그저 놉니다. 그렇게 놀다 보면 더 잘 놀게 되고, 더 건강한 자아로 성장해 간다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춤을 추던 아이들도, 보드게임을 하던 아이들도, 매트를 뛰어 놀던 아이들도 하나 둘 집에 가기 시작합니다. 일요일에도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곳에서 놀 거 다 놀고 집에 가는 아이들이 기특하기도, 고맙기도 합니다. 성북구의 더 많은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놀며, 쉬며, 더 건강한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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